정인수 교장 선생님 1954년 1월
고당리 출신으로 배재학교를 나오신 분으로 일찍이 미국 선교사들로부터 신학문을 받아들여 지역 계몽에 선두자가 되신 분 중 한 사람이시다. 고향에 오셔서 초등학교만 있는 이곳에 중학 과정을 위해서 영명학숙을 개설하여 학교를 세우고 곧 이어서 영명중학교로 정부 인가를 받아 젊은이들을 교육하는데 열정을 다 하셨다. 문내, 황산, 화원면에는 중학과정이 고당리에만 있게 되었다.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를 입학하지 못한 소년들이 고당리 지역에 많이 있었다.
당시 중학교 교장이시고 고당교회 집사님이시던 정 교장은 보기에 너무 안타까워 이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1953년 1월부터 겨울방학 기간 동안을 이용하여 1개월간 특설 반을 개설하였다. 우리 고전리에서는 네 사람, 고당, 고평, 고대, 살우리, 성산리 등 6개 마을 합하여 25명이었다. 여름방학 때에도 1개월을 역시 야간에 교육했다. 과목은 영어, 수학, 한문, 국어 등이었다. 수료와 동시에 품행이 단정하다고 인정된 네 사람만 정규 과정 2학년에 편입시켜 주었다. 진학하지 못한 자들에게 큰 뜻을 보이셨다. 이 모든 과정은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믿었다. 당사자들은 너무도 감사한 일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사회생활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정교장 선생님은 나중에 장로로 선출 받아 시무장로로 일하시고 은퇴 장로로 계셨다. 너무도 위대하신 분이다.
김수규 선생님 1955년 7월
나는 집에서 독학에 열중했다 이장 집에만 신문이 있어서 그 신문을 빌려다 보면서 한문을 한자 한자 터득하기도 하고 수학 책을 빌려다 숙독하고 중앙 통신과정도 조금씩 하기도 하였다. 김수규 선생님은 영명중학교 교사로 계셨다. 채식주의자로, 또 가족은 도시에 두고 혼자서 생활하셨다. 나이는 약 40대인 것 같았다. 선생님은 음악, 수학을 가르치셨다. 김선생으로 부터 표지가 없는 음악통론을 빌려서 방학기간 동안에 두 번 통독하였다.
나는 김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아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하나님의 교회를 위해서 봉사할 수 있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은 우리를 매우 아끼고 좋아하셨다.
참으로 성실하시고 본받을 만한 인격을 소유하신 분이시었다. 운동도 좋아하시고 우리들과 교제하기를 좋아 하셨다. 참으로 좋으신 선생님이시었다. 이때 배운 가곡과 외국 민요 등의 노래와 이때 읽었던 음악통론의 이론을 잘 활용하게 되었다. 특히 멜로디와 화성에 매력을 가졌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 모든 것을 준비해 놓으셨다. 생각해 보면 하나님의 준비 가운데 이루어진 것 같았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런 방면에 지혜를 공급해 주신 것이라고 확신한다.
고달픈 농촌 1957년 10월
농사는 많이 지으나 적게 지으나 관리와 수고와 시간은 규모만 다르지 수고의 영역은 거의 같아서 재정력의 차이로 운영의 결과가 빈부의 차이를 가져온 것 같다. 그 당시 60년대와 70년대 까지는 물이 없는 천수답으로 농사를 헛되게 만들 때가 너무 많았다. 가뭄이나 홍수가 나면 역시 농사를 망친다. 농번기가 지나면 여름에는 퇴비 만들기, 가을이 오면 연료준비, 가마니 짜기, 작물을 파종하기 위한 경지 작업, 산이 있고 토지가 많으면 거기서 나오는 부산물로 큰 걱정이 없으나 소농인 우리는 항상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나는 농사를 적게 지으니 볏짚이 적어서 지붕을 덮고 나면 짚이 없어서 새끼 꼬기와 가마니 짜기를 위해선 큰집 복술형님 집에서 짚을 갖다 사용하라고 하여 공짜로 사용하였다. 너무도 감사한 일이었다. 쟁기질도 형님 소를 갖다가 밭갈이와 논갈이를 했다. 다은 사람 소는 하루 빌려 일하는데 하루씩 가서 일을 해 주어야 했다. 나는 형님 덕분으로 별 어려운 없이 볏짚과 소를 이용할 수가 있었다. 형님네 일을 열심히 해 드렸다. 나는 너무 힘들어 감당하기 어려웠다.
80년대 이후 내가 광주로 온 뒤에 화원면에 신지댐이 생겨 가뭄이 없게 되었고 기름보일러와 연탄보일러도 생기고 전기보일러도 생겨 산에 나무가 울창하여 산에 다닐 수가 없게 되었다. 농촌의 현대화와 정부 지원이 급속도로 이뤄졌다. 이제는 부지런하고 지식이 있어야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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